도야 김현자의 채색화 문양실기 – ‘국화꽃 문양’ 그리기

옛 문인들은 국화를 사랑했다. 국화는 인고와 절개의 상징을 넘어 군자의 자화상을 상징하는 꽃이었다. 또한 고양이, 나비, 참새 등과 함께 그려지며 장수를 의미하는 꽃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삶을 생각게 하는 꽃, 아름다운 국화를 그려보도록 하자.


민화에서 즐겨 그려진 국화는 고답高踏의 경지에서 지조를 지키는 은자에 비유되었다.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의미 그대로 늦서리가 내릴 때 꽃을 피우며 은은한 향기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화는 한화寒花, 상영霜英으로도 불린다. 모두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성질을 높이 산 이름들이다. 문인들은 국화를 아끼며 집 주변에 심고 날마다 감상하여 정신을 맑게 했다. 국화와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중국의 전원 시인 도연명陶淵明으로, 그는 평소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국화를 심고 날마다 찾아가 보곤 해 오솔길 셋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가 관직을 버리고 고향이 시골에서 읊었다는 대표적 시 <귀거래사歸去來辭>에는 그가 동쪽 울타리 밑의 국화를 따며 한가로이 남산을 바라보는 내용이 등장한다.

세 갈래 길은 잡초가 무성하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남아있다.
– 도연명, <귀거래사>

선비의 지조나 절개 뿐 아니라 장수의 기원 또한 국화 그림의 중요한 용도이며 가치였다. 실제로 국화는 약재로 사용될 만큼 효과 좋은 약용식물이며 불로장생과 관련된 이야기에 국화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중국의 남양 역현에는 단맛이 나는 계곡물이 있다. 물에서 단맛이 나는 까닭은 계곡의 상류에 감국甘菊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국화 꽃잎이 계곡물로 떨어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물맛이 변한 것이다. 이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우물을 파지 않고 계곡물을 마셨는데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이가 많았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백사십오세요, 아래인 사람도 팔구십으로 그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이가 없었으니 모두 이 국화의 힘을 얻어서이다.”
– 중국 진나라의 갈홍, 《포박자抱朴子》

이와 같이 국화 그림은 다양한 의미를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기호와 취향을 만족시켜 오래도록 사랑받았다.



글·그림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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