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그리는 점법, 산과 바위를 그리는 준법

나뭇잎을 그리는 점법 산과 바위를 그리는 준법

지난 호에서는 나무줄기와 가지를 그려보았다. 이제 나무에 생기를 더하는 나뭇잎을 그려볼 차례. 솔잎과 같은 침엽수의 잎을 그리는 송엽점과 오동나무, 버드나무처럼 활엽수를 그리는 점법을 모두 살펴보려고 한다. 또 바위와 산세, 지형을 표현하는 준법의 사용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1.침엽수 잎 그리기
차륜법

▲차륜법

사군자와 십장생의 하나인 소나무는 동양화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소나무가 많은 숲을 지닌 환경에서는 더욱 친밀할 수밖에 없는 수종이다. 침엽수의 잎은 바늘처럼 뾰족한 선으로 그리는데 이를 송엽점법이라고 한다.
차륜법은 말그대로 수레바퀴를 그린다고 생각하고 중심에서부터 차례로 선을 그려나간다. 솔방울도 같은 순서로 그린다. 반차륜법은 위쪽이 동그란 반원처럼 차륜법의 반만 그려 잎을 표현한다.
난침법은 바늘이 흩어져있다는 뜻으로 중심을 고정시키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그리는 방법이다. 응용법으로 붓끝을 갈라지게 해서 그린 난침법을 파필난침법이라고 한다. 적은 획으로도 풍성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톱니법이라고도 하는 거치법은 잎을 톱날처럼 그리는 방식이다. 장거치법은 톱날을 위로가게 그리고 단거치법은 톱날을 짧게 그리는 방식을 말한다. 마치 점처럼 더욱 짧게 그리는 거치법은 점거치법이라고 한다.

2.활엽수 잎 그리기

잎이 넓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활엽수는 늘 푸른 상록활엽수와 단풍이 드는 낙엽활엽수로 나뉜다.
보통 위쪽이나 중심부분에는 잎을 크고 진하게 그리고, 아래나 외곽부분에는 작고 흐리게 점을 찍거나 선을 긋는다. 필요에 따라 잎맥을 추가로 그려 넣어 사실성을 더한다. 채색에 따른 구분으로는 먹으로 한 번에 윤곽과 면적의 채색까지 하는 점엽법(點葉法)과 윤곽선을 그리고 내부에 따로 채색을 하는 협엽법(夾葉法)으로 나눈다.
나무마다 각양각색의 나뭇잎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활엽수의 잎을 그리는 방법도 더욱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점법(點法)인데, 그중 몇 가지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한자의 끼일 개(介)자 모양으로 그린 개자점, 차륜법과 유사한 국화점, 반차륜법과 비슷한 수조점, 오동잎을 그리고 잎맥을 그려넣는 오동점, 붓을 눕혀 찍어 무성한 여름잎을 나타내는 대혼점과 그보다 조금 작은 소혼점, 후추알갱이처럼 둥근 점을 조밀하게 찍는 호초점, 나무 줄기나 바위에 찍어 이끼를 표현하고 화면에 변화를 주는 태점 등 서른 가지가 넘는 다양한 점법이 전해진다.

활엽수 잎 그리기

3.암석 그리기

암석을 그리는 법을 순서대로 살펴보자. 우선 윤곽을 잡는다. 옛말에 석유삼면(石有三面)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위에 윗면, 정면, 측면이 각각 다른 면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암석을 그릴 때는 3개 혹은 몇 개의 면으로 나누어 그린다. 입체감과 양감(부피감), 질감, 명암 등을 표현하기 위해 준법을 실시하고 태점을 찍고 선염을 한다.
그리는 방식은 먹 한가지로 농담에 변화를 주어 그리는 방식, 먹과 색을 변용해서 그리는 방식, 먹과 색을 혼용해서 그리는 방식, 색만으로 그리는 방식이 있다.
바위는 하나를 따로 그리거나 여럿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대간소법은 큰 돌에 작은 돌이 몇 개 섞인 구도를 말하고, 소간대법은 작은 돌 사이에 큰 돌이 섞어 그리는 방법을 뜻한다.
질감과 양감, 입체감이 복잡한 바위를 표현하기 위해 화가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다양한 화법을 시도해왔다. 앞서 말한 점법도 나뭇잎뿐만 아니라 돌을 그릴 때도 사용되었다. 먹을 사용하는 방법인 용묵법, 붓을 사용하는 방법인 용필법, 색을 입히는 염법 등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가장 중요한 화법으로 준법(皴法)을 먼저 살펴보자.

암석 그리기

준법의 특징과 활용

암석의 준법은 바위 외곽선을 그리고 골(곡)에 선을 긋는 것을 말한다. 준법마다 창시한 화가나 화파의 개성과 특징이 묻어난다. 각 특징을 잘 이해해서 적재적소에 이용하도록 한다.

피마준(披麻皴)삼베의 껍질을 뜻하는 피마준은 물과 먹을 조금 적셔 마른 붓으로 거칠게 그려내는 준법이다. 흙이 많은 산의 표면을 그릴 때 사용하며 베의 올을 풀어 놓은 듯 수평으로 길게 선을 그려낸다. 길이에 따라 장피마준과 단피마준으로 나눈다.
난마준(亂麻皴) 피마준을 응용한 것으로 필선이 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 교차되게 그린다.
부벽준(斧劈皴)산수화에서 도끼로 찍어낸 듯한 자국을 남겨 표현하는 방법이다. 바위의 모서리나 그야말로 깎아지른 듯 험악한 산세의 입체감과 질감을 살리기 위해 쓴다. 붓을 비스듬히 뉘였다가 재빨리 들면서 끌어당긴다. 민화에서는 대표적으로 일월오봉도에서 볼 수 있는 준법이다. 크기에 따라 대부벽준과 소부벽준으로 나눈다.
절대준(折帶皴)가로로 긴 선을 수직으로 꺾어 그린다. 마치 ‘ㄱ’, ‘ㄴ’, ‘ㄷ’처럼 보이는 이 준법은 바위산과 물가의 언덕 가장자리를 그릴 때 쓴다.
미점준(米点皴)북송의 화가 미불과 아들 미우인이 창시한 준법으로, 산수화풍인 미법산수(米法山水)의 특징으로 꼽히는 기법이다. 미점은 점을 여러 번 찍어 부드러운 윤곽의 산수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크기에 따라 대미점과 소미점으로 나눈다. 이밖에도 연잎줄기처럼 부드러운 긴 곡선인 하엽준, 빗방울과 같은 우점준, 밧줄이 헝클어 진 듯한 해색준(해삭준), 험악한 지형을 포현하는 귀면준, 구름 같은 암석과 산세를 표현하는 운두준, 정선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겸재준 등 수많은 준법이 전해지고 있다.

준법
준법의 특징과 활용

바위와 나무를 더하면 산이 된다. 앞서 말한 기법들은 나뭇잎, 바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산수와 지형표현에 응용할 수 있다. 손에 익을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하여 기본기를 쌓도록 한다. 점차 작가 스스로 변용하여 능수능란하게 그릴 수 있는 실력이 될 것이다.

 

글 : 박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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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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