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교수의 ‘짧은 글 긴 생각’ ㉔ 1990년대 학자들의 민화연구 활동

1990년대 민화 연구는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떠오르는 대로 주요 학자들을 언급하면 허균, 윤열수, 정병모, 김홍남, 홍선표 등이 있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 이후부터는 민화가 해체, 재해석되어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민화 속의 ‘궁중회화’에 대한 실체파악도 시도되어, 이를 궁중화, 궁궐화, 원체화, 원화, 어용 등으로 부르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또한 한편으로는 1980년대 말에 이어 1990년대 초까지 왜색논쟁에 휘말리고 있었던 ‘채색화’가 민화로 인하여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허균은 1997년에 《뜻으로 풀어본 우리의 옛그림》과 1999년 《전통미술의 소재와 상징》를, 윤열수는 1998년에 《민화이야기》와 1998년에 김호근과 공저로 《한국의 호랑이》를 출간했다. 정병모는 1995년 《강좌 미술사》에 〈민화와 민간연화〉를, 김홍남은 199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18세기의 한국미술〉에 〈18세기 궁중회화-유교국가의 실현을 향하여〉와 1999년 《미술사논단》에 〈조선시대 궁모란병 연구〉등을 실었다. 홍선표는 1999년 《미술사논단》에 〈출산호작도出山虎鵲圖〉(개인 소장)를 실었다.
이밖에도 임두빈, 김영학, 이원복, 강관식, 유홍준, 이태호 등의 학자들이 민화 관련 논문 또는 책을 출간하여 민화분야를 빛냈다. 임두빈은 1993년에 《한국의 민화》를, 김영학은 1993년에 《민화》를, 이원복은 1992년에 〈책거리 소고〉를 발표했고, 유홍준과 이태호는 1997년에 〈민화 문자도 연구〉를 공동 발표했다. 또한 일본인 학자 다도코로 마사에가 1999년에 〈東아시아의 민간화〉을 발표했고, 같은 해에 시마오 아라타가 〈日月의 도상학 ‘일월사계화조도병풍日月四季花鳥圖屛風’ 재론再論〉을 발표했다. 그리고 궁중유물전시관은 1996년에 〈조선 왕실의 그림〉을, 호암미술관은 1998년에 〈꿈과 사랑 ― 매혹의 우리 민화〉를, 영남대학교 박물관에서는 1999년에 《우리 민화》를 제작하였다.
이상과 같이 1990년대는 민화의 원류인 궁중회화가 집중 조명되는 연구가 이어졌으며, 민화의 구조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국 민간 연화年畵와의 관계, 그리고 동아시아의 민간화 비교 연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전국의 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와 미술교육과에서 민화가 석사논문으로 다루어졌다. 대표적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의 김은지가 1993년에 〈민화의 색채 표현 기법과 채색재료 연구〉를, 홍익대학교 대학원의 이영수가 1995년에 〈민화 금강산도에 대한 고찰〉를,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의 우현수가 1996년에 〈조선후기 요지연도 연구〉를, 한국학대학원의 정영미가 1999년 〈조선후기 곽분양행락도연구〉를 석사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이밖에도 민화의 주요 제재인 〈일월오봉산도〉, 〈십장생도〉, 〈책가도〉, 〈작호도〉등도 대학원 석사논문으로 연구되었다.
끝으로 70년대 말부터 꾸준히 연구 활동을 해온 조자용, 김철순, 이우환, 이동주 등의 출판도 계속 이어졌다. 김철순은 1991년에 《한국 민화논고》와 1995년에 《한국 민화논고》를, 김철순과 조자용이 공저로 1992년에 《조선시대 민화》를, 조자용이 1992년에 《한국민화의 멋》을, 이우환이 1995년에 《이조의 민화》를, 이동주가 1996년에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등을 출간하였다.


글 김용권(문학박사/겸재정선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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