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교수의 ‘짧은 글 긴 생각’③ 민화 재현과 창작에 대하여Ⅱ

재현민화와 창작민화
민화 재현과 창작에 대하여Ⅱ

무엇이 재현 민화이고 무엇이 창작 민화인가? 아직 이에 대한 정의는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물론 양자에 대한 정의는 애초부터 정확한 답이 없으며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르며 그래서 언제나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모두가 재현 민화와 창작 민화에 대한 정의가 시급하게 정립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양자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작가들이 혼돈의 수렁에 빠져 상처, 분열, 반목,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재현 민화인지 창작 민화인지 애매하거나 어중간한 질 낮은 작품들이 계속 쏟아져 나와 실타래처럼 얽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현 민화와 창작 민화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게 된다.
민화분야에서 재현 작업은 중요한 핵으로 선조들의 혼을 담는 일이다. 조선시대 민화가 선조들의 정신적 지주였고 기반이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재현 민화 역시 현실 생활에 사용될 수 있는 생명력을 가져야 하는 동시에 전통을 비춰주는 창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즉 조선시대 민화가 당시의 생활 전반에 중요하게 소용되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재현 민화 역시 현실생활에 그대로 소용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선조들의 삶, 얼, 멋을 정확하게 읽어 낼 수 있는 하나의 정보가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재현 민화는 전적으로 전통적, 인습적, 의식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다시 말해 재현작 민화는 전래되는 민화의 형식화된 유형, 즉 항상성恒常性에 바탕을 두고 전통적, 인습적, 의식적으로 계승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재현 민화는 원본과 전혀 틀림이 없어야 한다.
한편 창작 민화는 전승되고 있는 민화의 카테고리에서 과감하게 털고 나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창작 민화는 전통에 바탕을 두되 현대인들의 생활양식과 기호를 담아내는 동시에 현실공간에 어울리게 재구성, 재해석된 것이어야 한다. 이른바 창작 민화는 창조성을 표현수단으로 하면서 현실생활에서 요구되는 소망, 믿음이 담겨지고 현실공간에 어울려야하며 또 감상의 대상까지 되어야 한다.
창작 민화는 전승되고 있는 민화가 만들어 낸 하나의 ‘배’라할 수 있는데, 창작 민화를 하는 작가들은 그 배를 타고 어디든지 자유롭게 항해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창작 민화는 태생적으로 전래되고 있는 민화에서 무한한 창조적 영감을 제공받지만 그 원작의 전통적, 인습적, 공예적인 형식을 깨고 줄이고 보태고 각색하여 새롭게 탄생된 것이어야 한다. 적당히 전래되는 민화의 도상이나 기법 그리고 색상만 유사하게 차용하고는 전통을 계승했다거나 그것만으로 한국적 정체성을 지닌 것이라고 고집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창작 민화는 보다 깊은 차원에서 전래되는 민화가 과거에 그러했듯이, 우리 인간의 공동 목표인 부귀영화, 장수, 출세, 자손의 번창 등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나 작업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 칼럼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글 : 김용권(문학박사/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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