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관장의 ‘짧은 글 긴 생각’ (53) – 음양오행사상에 의한 영향

글 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 관장)


음양오행사상陰陽五行思想은 만물이 음과 양에 의해 생장·소멸하고 목木, 화火, 토土, 수水, 금金 오행 상호 간의 작용에 의해 길흉화복이 결정된다는 사상이다. 추적해보면 음양오행설에서 ‘음양’은 우주간의 두 가지 상반·상성하는 기본 원소 또는 기본 동력으로, 여러 자연 현상의 변화 법칙이나 근원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하나의 ‘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음양오행설에서 ‘오행설’은 중국의 상고시대부터 내려온 원시 우주관의 하나였는데,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러 음양설과 합해졌으며 한대漢代에 와 불가佛家, 유가儒家, 도가道家 등에 사상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방향으로 계속 변모해 나감과 동시에 민간사상의 근간이 되었다.
위와 같은 음양오행사상은 우리 민족의 삶 전체, 이를테면 사계四季의 순서나 공간적인 방위, 신체의 기관, 색깔, 냄새, 맛 등에 적용되었다. 우리 민족의 여러 종교 기능, 의례, 축제 등에 어김없이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절, 오방위 그리고 인체 및 사회적, 심리적 관심사 등 인간사의 모든 관심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음양오행사상은 당연 민화와도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일찍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민화로 간주할 수 있는 <사신도四神圖(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를 비롯한 산악과 천신, 지신, 천상계의 서조, 서수 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사령도四靈圖(기린, 봉황, 거북, 용)>, <오방신장도五方神將圖>, <사천왕상도四天王像圖>, <십이지신상도十二支像圖> 등과 음양오행사상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는 오방색五方色(청색靑色, 백색白色, 적색赤色, 묵색黑色, 황색黃色)은 오행사상에 따라 동서남북, 중앙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해와 달 역시 양과 음의 관념 아래 표현되었다.
이외에도 오행사상에 따른 성황수의 오색천이나, 각종 금기를 나타내는 금줄(새끼줄은 노랑, 고추는 빨강, 숯은 검정, 소나무 잎사귀는 파랑, 종이는 흰색) 등의 오방색도 음양오행사상과 관련돼 있다.
또 다른 한편 풍수사상, 명당사상 등도 음양오행사상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이 죽어 묘를 쓸 때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가 둘러진 곳을 명당이라 하여, 영원한 잠자리로 삼는 데서 용과 호랑이의 상징적 의미를 찾았다. 또한 집을 지을 때도 집의 가장 핵심부인 상량에 ‘龍(용 용)·虎(호랑이 호)·龜(거북 구)’ 등의 글자를 적어 둠으로 해서 복을 받고 자손이 번창하여 액운이 찾아들지 못하도록 빌었는데, 이와 같은 음양오행사상에 의해 탄생된 모든 습속 역시 민화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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