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관장의 ‘짧은 글 긴 생각’ ㊿ 민족신앙(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의 영향

글 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 관장)


민화는 우리 고유의 민족신앙(샤머니즘과 토테미즘)과도 관계가 깊다. 조자용은 샤머니즘은 한국문화의 모태母胎라 말하였으며, 김철순은 민화에는 민족 고유신앙을 상징하는 ‘벽사진경’과 ‘수복강녕’의 제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하였다.
알다시피 샤머니즘shamnism과 토테미즘totemism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서 자리 잡아온 문화 그 자체를 말한다. 이와 같은 민족신앙은 외래종교(음양오행·유·불·도)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믿어 생활 전반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샤머니즘이란 태양, 하늘, 산, 강, 암석, 나무 등의 자연숭배 사상을 말한다. 이러한 샤머니즘은 자연계의 온갖 사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물활론物活論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민화에 등장하는 나무, 바위, 물, 구름 등을 신령이 깃든 대상으로 여긴 동시에 우리에게 복과 장수를 전달해 주는 존재로 믿어 왔던 것이다. 한편 토테미즘은 자연신 숭배 가운데 한 부류인 동물숭배사상 즉, 동물을 신성한 것으로 보고 이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여 숭상하는 관념과 이에 따른 신앙 행위를 말한다. 역시 그런 이유에서 우리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 용, 거북이, 닭 등이 비도 오게 하고 귀신도 쫓아주고 복도 갖다주는 영물로 믿어 왔던 것이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민화에는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의 벽사 관념과 현세 복락주의가 뿌리 깊게 스며있다. 물론 이에 대한 고고학적인 직접적인 증거는 많지 않지만, 지금까지 전하는 자연숭배신앙을 표현한 원시생활 속의 유물과 고대국가 생활 속의 여러 유물 그리고 오늘날의 생활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 그 흔적들을 민화 제재와 비교해 볼 수 있다. 박용숙은 민화와 같은 그림들은 현세적 삶을 긍정하고 현세와 내세를 이원화하지 않은 샤머니즘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말하였다. 또한 허영환은 자연 숭배신앙을 담은 궁중장식화에 관한 기록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문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고, 조선시대 궁중 안의 장식 그림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우리 민족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의 신앙 행위는 민화의 기본 바탕 즉, 민화의 주된 정체성이라는 것을 새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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