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관장의 ‘짧은 글 긴 생각’ ㊵ 2000년대 공방소속 민화작가들의 활동

2000년대 화랑중심의 미술시장 체제는 국제 아트 페어 진출, 경매제도, 아트 펀드 등의 도입으로 다변화된 가운데,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과 맞물려 자본이 부동산에서 미술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미술품 가격이 급등했다. 이와 같은 과열 현상과 함께 2000년대에는 전통미술의 현대적 계승이 이슈화됨에 따라 민화계는 질적·양적인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사실 이때부터 우리 민화의 진정한 현대성이 소생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야말로 그동안 터부시되어 온 우리 민화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관심사가 되면서 큰 사랑을 받게 되었다.
한편, 2000년대의 민화는 전통기법의 전수와 계승이란 측면과 새로운 시대적 정신을 담은 창조적 민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되어 전개되었다. 즉 당시의 민화 작가들은 전통민화를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매체와 아방가르드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정병모는 2014년 7월호인 월간<민화> Start Message에서 “2000년대는 민화를 그리는 작가가 대폭 늘어났는데, 이들은 단순히 모사만이 아닌 창의적인 작품으로 미술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어떻든 우리가 이 시대에 주목해야 할 것은 전승과 창작이 대립되어 갈등이 생기기도 했으나, 결국엔 슬기롭게 해쳐나가면서 명분을 갖춘 창작민화가 탄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창작민화 작가들은 민화 전승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민화가 지닌 주술성의 힘을 추출해 내고자하였으며 민화 형식에 오늘날의 사건, 사고나 개인의 소망을 담는 작업을 선보이려 노력했다. 이른바 2000년대 민화 작가들은 민화의 조형적 요소보다는 정신적 요소에 더 집중하여 작업했으며, 이로써 민화가 하나의 회화로서 풍부한 영역을 설정해갈 수 있는 자유와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민화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옻칠기법, 벽화기법, 천연안료기법 등 민화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이상과 같이 2000년대 민화 작가들은 순수회화 작가들처럼 전통과 현대의 경계와 창의적인 실험을 접목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 결과 우리의 현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사건, 소망 등을 담아낼 수 있었으며, 이로써 조선민화박물관, 한국민화작가협회, 한국정수문화예술원 등에서 실시한 공모전에서 큰 상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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