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관장의 ‘짧은 글 긴 생각’ ㊳ 1980년대 공방소속 민화작가들의 활동Ⅲ

1980년대 공방소속 민화작가들의 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공방소속 민화 작가들이 청와대, 시청, 대학교, 박물관과 미술관을 비롯해 돌잔치, 환갑잔치 등을 여는 음식점, 조선호텔, 신라 호텔, 세종 호텔, 서교 호텔 등 국내 관·공·서 뿐 아니라 미국, 브라질, 일본 등으로 많은 양의 민화 재현작을 납품 및 수출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호텔에서는 수장고에 엄청난 양의 민화 작품을 쌓아두고 계절별로 전시하면서 한국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한국에 자리 잡은 힐튼 호텔, 워커일 호텔, 하얏트 호텔, 프라자 호텔 등에서도 여러 목적으로 민화를 구입했다. 앞선 글에서 몇 번 언급되었던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 등은 1980년대 초부터 1983년경까지 3년간 부산 하얏트 호텔에 기거하면서 조선시대 유명 화가들의 그림과 장식용 민화를 제작할 정도였다. 그밖에도 현대, 삼성, 롯데 등의 대기업과 방송국 그리고 국악공연장, 장수마을 공연장 등에서도 많은 양의 민화를 구입했다.
한편, 70년대 후반부터는 많은 양의 민화가 일반 상화(통칭; 이발소 그림)와 함께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호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수출되었다. 인사동을 비롯한 용산, 성수 등에서 상화와 함께 민화가 생산, 거래되었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호주 그리고 일본의 바이어에 의해 수백 장, 많게는 수천 장씩 팔려 나갔다. 당시에 활동했던 이규완 작가는 2015년 월간 <민화> 5월호 인터뷰에서 “외국인 바이어들이 경쟁적으로 이태원과 인사동 일대를 휘저으며 민화와 민화를 그리는 사람을 찾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의 상황은 1980년대 말까지 계속되다가 이후에는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겨져 민화가 제작되었으며 중국에서 다시 인건비가 더 싼 베트남으로 옮겨져 민화가 제작되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이나 베트남, 북한에서 제작된 민화 작품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고가에 팔려나갔다. 민화 작가들은 서울 인사동과 경기도 부천에 편중되어 있었으나 이후부터는 부산, 광주, 울산, 제천, 청주 등에도 작가군이 형성되면서 민화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글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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