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관장의 ‘짧은 글 긴 생각’ ㊲ 1980년대 공방소속 민화작가들의 활동Ⅱ

앞선 글에서 1984년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가 〈민화, 오늘의 시각과 방법〉에 대한 스터디와 함께 전시회를 열었는데, 1회는 ‘제3갤러리’, 2회는 ‘청년미술관’, 3회는 ‘금호미술관’, 4회는 ‘자하문 갤러리’에서 개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어쩌면 이와 같은 전시회는 오늘날 ‘(사)한국민화협회’ 전신인 ‘한국민화연우회’가 만들어지는 초석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보다 깊게 접근해 한국민화연우회를 살펴보면 1978년 이규완, 박수학, 정하정 민화 작가는 민화단체 결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에 1982년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 박수학 등이 ‘민화회’를 결성하였으나 아쉽게도 무산되었다. 그러나 1984년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 박수학은 후배 제자들과 함께 다시 ‘민화연우회’를 결성, 여러 차례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리하여 1986년 마침내 민화연우회를 창립했고 그해 12월 10일부터 12월 16일까지 ‘청년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창립 멤버로는 강대봉, 고광준, 김기택, 김명철, 김상철, 김영복, 구연경, 서공임, 손은녀, 故안종혁, 윤인수, 이문성, 이정동, 전용호, 정복석 등이며 명예회원으로는 이규완, 박수학, 정하정, 나정태였다. 이후 민화연우회는 계속적으로 ‘동덕미술관’, ‘백상기념관’에서 값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시기적으로 뒤에 살펴봐야 하겠지만 중요성 때문에 일단 민화연우회의 전개과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적하면 1995년 한국민화연우회는 한국민화작가회로 개칭되어 이어졌으며, 이와 같은 한국민화작가회는 서울세종문화회관, 대구시민회관, 부산시민회관 등에서 순회전을 개최했다. 그리고 다시 한국민화작가회는 2008년 한국민화작가회에서 사단법인 한국민화작가협회로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로 거듭 명칭을 달리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성장·발전을 이루었다.
이상 민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전통을 충실히 모사한 재현작품부터 현대 추상화에 가까운 창작민화까지 선보여 왔다. 한편 당시에는 수묵과 채색을 나누고 수묵화만 문인들의 사의를 담은 수준 높은 그림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우리 그림에서 채색의 중요성, 민화의 존재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진 시점이기도 했다. 이에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 등의 몇몇 민화 작가들은 최병식 미술평론가가 기획한 채묵전彩墨展에 참여하며 수묵화와 채색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를 했다. 이규완, 정하정, 나정태, 서정태 등이 민화에서 볼 수 있는 진채의 화사한 색감을 한국화의 영역에서 살려낸 것도 바로 이때였다.


글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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