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차근차근23. 바른 정치를 향한 뜻 담은 경직도그리기

바른 정치를 향한 뜻 담은
경직도그리기


경직도는 농사짓는 일과 누에고치 비단 짜는 일을 그린 풍속화다. 통치자에게 백성들의 생활을 이해시켜 스스로 근검절약하고 바른
정치를 하도록 이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경직도의 특징과 소재를 살펴보고 다양한 채색기법을 통해 그려보자.

우리나라의 공동체적 삶

공동체란 더불어 사는 삶의 터전과 모임체를 말한다. 경제 조직을 기반으로 공동의 생활을 영위하고 내부 구성원 간의 유대가 강한 비교적 평등한 조직사회이다. 한국사회의 공동체는 원시공동체에서 기원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부락의 촌락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다. 혈연, 토속신앙, 교육, 경영, 사회 등 갖가지 성격을 가진 공동체가 파생하고 있다.
경작이 가능한 토지와 이를 경작할 국민의 확보는 농경사회 촌락공동체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다. 농경지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에서는 토지의 소유관계에 의한 지주와 소작계층이 발생한다. 그 중 양반계층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향약이며, 농민계층에 의한 것이 두레라는 공동체이다. 특히, 한국의 지배계층은 백성의 마음이 천심이라는 정치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계층사회에 괴리감이나 소외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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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도의 기원

중국 빈나라 때의 농가월령가인 빈풍칠월도에서 유래하였다. 세종대왕은 시경·서경·국조보감에 변계량을 불러 그림을 그릴 것을 명하면서 우리나라의 풍속이 중국과는 다르기에 서민들의 농사짓는 괴로움이라든지 노동하는 수고를 계절에 따라 그림으로 그려 경계하는 말과 함께 영구히 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농업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유교이념을 통치적 근간으로 삼은 사회에서 천하의 대본이 되는 것을 중시하였기에 농사그림에는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보다 더 크게 유행한 것이 농사일과 잠업의 광경을 묘사한 경직도이다. 정조(1777-1800) 때에 이르러 사회 직시의 기풍이 생겨나고 풍속사실이 그림의 소재로 활발히 인용됨에 따라 주제의 일부가 풍속화의 소재가 되었다.

경직도의 주요 장면
•일상적 생활 가운데 서로 다른 일감을 나누어 일하는 장면
•새끼를 꼬고 훈장님 밑에서 서동들이 공부하는 장면
•노인이 담배를 피우고, 농부들이 밭갈이를 하는 장면
•아낙네가 밭일을 하고, 농부들이 땅을 일구는 장면
•농부들이 논을 매고, 아낙네가 새참을 가지고 가는 장면
•아낙네가 모시를 만들면서 실을 고르는 장면
•아낙네가 물레를 돌리거나 뽕잎을 따고, 아이들이 노는 장면
•남녀노소가 함께 달맞이를 하는 장면
•농부들이 타작하는 장면
•한편에서 식사를 하고 방아를 찧는 장면
•지주가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장면

경직도 그리는 법

1. 스케치(데생)
모조지나 화지에 그리려고 하는 경직도를 팔분할법으로 스케치를 하고 출초를 만든다음 초(화도)를 밑에 놓고 한지를 위에 놓은 다음 먹으로 본 작업을 한다. 인물을 먼저 먹선으로 그리고(정두서미법), 집을 그린다. 근경을 먼저 그리고 중경, 원경을 차례대로 그린다.

2. 인물 그리기
얼굴, 손, 다리는 주색과 먹색을 섞어 선을 긋는다. 옷, 동물 등은 정두서미법을 활용해 먹선으로 힘차게 긋는다. 머리는 단정하게 또는 흐트러지게 촘촘히 선을 그어 그린다.

3. 집 그리기
기둥은 반듯하되 힘을 주었다 빼면서 선을 긋는다. 지붕은 담묵으로 그리고 처마끝 쪽으로 부드럽고 일정하게 선을 긋는다. 담이나 축대는 불규칙하면서 크거나 작게 굵은 선을 긋고 중간 중간 호초점을 찍는다. 창상과 담장은 일정하게 그린다.

4. 배경 그리기
근경은 적당히 진하게 그린다. 중경은 적당히 중간으로 그린다. 원경은 적당히 흐리게 그
린다.

5. 나무 그리기
소나무를 그릴 때는 가까운 곳에 있는 솔잎을 농묵으로, 멀리 있는 솔잎은 중묵으로 그린다.(차륜법, 반차륜법) 나무는 거북무늬로 그리되 양옆은 진하게 그리고 안 쪽으로 갈수록 흐리고 작게 그린다. 대나무는 중심되는 곳을 중묵으로 개자점 흘림채로 운필하고 주위를 담묵으로 흐트러지게 운필한다. 버드나무는 고류법(하유각법)으로 나무줄기 끝가지를 먼저 선을 힘차게 그린 다음 계속 옆 가지에 살을 붙여가며 크거나 작게 선을 운필한다. 개자점, 수등점, 호초점 나무는 몰골법으로 위나 가운데 쪽에 진하게 점을 찍거나 선을 그리고, 중심 아래나 주위에 흐리게, 작게, 흐트러지게 그린다. 대혼점 나무는 담묵을 만들고 농묵을 붓 끝에 묻힌 다음 측필로 균형있게 점을 찍는다. 단풍나무는 나무줄기 끝을 먼저 그리고, 녹각법으로 나무줄기를 적당히 그린 뒤 단풍점을 그린다. 길 옆이나 바닥에(풀) 호초점으로 흐트러지게 점을 찍는다.

6. 바위 그리기 (땅, 암석, 산)
근경바위(암석)은 중농묵으로 외곽선을 진하게 운필하고 골짜기 되는 곳에 준법을 그린 다음 호초점을 찍는다. 중경바위(암석)은 담중묵으로 외곽선을 그리고 골짜기 되는 곳에 준법을 그린 다음 호초점을 찍는다. 원경바위(암석)는 담묵으로 외곽선을 그리고 준법을 그린 다음 골짜가 되는 곳에 호초점을 찍는다.

바위준법
피마준 – 말꼬리가 흩날리게 그리는 준법
난마준 – 말꼬리가 헝클어지게 그리는 준법
부벽준 – 도끼로 나무를 찍듯이 붓을 옆으로 약간 눕혀 위에서 밑으로 넓고 짧게 그리는 준법
절대준 – 바위가 납작하게 있는 곳과 바위가 꺾어진 곳에 위에서 아래로 그리는 준법

7. 아교포수
아교포수는 물 2/3, 아교1/3을 섞어서 중탕한 후 식혀서 한다.

경직도 채색하기

1. 기본 채색
바위(암석)은 준법이 없는 곳에 대자색(주색+먹색)을 흐리게 하여 채색하고 바림을 한다. 골짜기는 감색과 먹색을 섞은 다음 바림한다. 근경은 진하게 채색하고 중경과 원경을 단계적으로 흐리게 채색한다. 먼 산은 감색으로 위에서 아래로 채색하고 바림한다.

2. 집 채색
지붕은 황토색을 흐리게 전체를 채색하고, 처마끝을 어두운 대자색을 흐리게 하여 채색하고 바림한다. 기둥은 어두운 대자색으로 바림한다.(창살, 기물) 난간과 축대는 백색을 흐리게 채색한다. 축대의 경우 갈라진 곳을 대자색으로 흐리게 위에서 아래로 바림하고 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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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무 채색
소나무는 주색과 약간의 먹색을 섞어 양옆으로 채색하고 바림한다. 솔잎은 감색으로 칠하되 앞나무에 있는 것은 진하게 채색하고 멀리 있는 것은 흐리게 감색으로 채색한다. 버드나무는 나무와 가지 전체를 황토색으로 채색한다. 나무의 양옆은 감색으로 채색하고 바림하며, 줄기는 위에서 아래로 감색으로 채색하고 바림한다. 대나무는 개자점 진한 곳을 감색으로 채색하고 주위를 흐리게 하여 바림한다. 개자점, 호초점, 수등점, 대혼점은 황토색을 바탕으로 채색하고 감색으로 점을 찍은 진한 곳은 진하게 채색하고 바림한다. 나무색은 어두운 대자색을 양옆으로 채색하고 바림한다. 단풍나무는 잎을 황색으로 전체 채색한 후에 위에서 아래로 주색이나 고동색(붉은 주색+먹색)을 채색하고 바림한다.

4. 물 채색
암석, 수초 끝을 감색으로 흐리게 바림하고 감색으로 물결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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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수학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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