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차근차근⑰ 불로장생과 현세구복의 소망 담은 신선도 그리기

제자 권매화作

▲제자 권매화作

신선도 그리기

신선도는 긴 수명과 신통한 능력을 지닌 신선들의 모습과 그 설화를 담고 있다.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畫의 화제 중 하나로 주로 불로장생과 현세구복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그려졌다. 고상한 뜻과 고결한 인격을 품은 동시에 비범한 재주를 부리며 초현실적 세계를 사는 신선들의 모습을 그려보자.

신선도의 제작 배경

신선이 화제로 등장한 것은 중국 남북조시대 이후부터로, 도교의 신선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발전했다. 시대에 따라서 신선의 모습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각 신선의 전기나 상징이 적혀있는 신선전神仙傳의 내용을 따르고 있기에 어느 정도 유사한 상을 보인다.
신선은 보통 단독으로 그려지지만 때에 따라서 여러 명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를 군선도群仙圖라고 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군선들을 그린 파상군선도波上群仙圖, 수노인壽老人을 숭상하는 신선들을 그린 군선경수도群仙慶壽圖등이 대표적인 예다.
신선도와 군선도는 주로 연폭 또는 각 폭의 병풍으로 꾸며져 경수연과 혼례 등의 축하 선물용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집안 내부의 장식용이나 축수축복 祝壽祝福의 기원용으로도 활용되었다. 조선시대 궁중황실에서는 임금의 만수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그려졌으며, 백성들의 번영과 평안에 염원도 동시에 담아냈다. 주로 장승업, 조석진, 안중식, 김은호 등의 그림이 전하고 있다.

신선도 속 인물이야기

고사인물도는 화제畵題나 인물의 이름을 직접 적어놓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화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같은 도상이 반복되기 때문에 어느 인물의 어떤 고사인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주 등장하는 고사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일부 인물은 실존인물임에도 신선으로 추앙되어 신선도에 등장하기도 한다.

신선도 속 인물이야기

안기생 진나라 때 사람으로 불로초를 이고 다녔다. 주로 해변 등지에서 약을 팔았으며, 후에 봉래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

강태공 웨이수이강渭水에서 낚시를 하던 중 주나라 문왕을 만나 그의 스승이 되었다. 무왕을 도와 상나라 주왕을 멸망시켜 천하를 평정하였으며, 그 공으로 제나라 제후에 봉해져 그 시조가 되었다.

포대화상 포대布袋는 원래 정웅대사定應大師라고 하는 후량後梁의 고승을 가리킨다. 이 고승은 늘 작대기에 포대, 즉 자루를 메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동냥한 것을 그 속에 담곤 했다. 배가 나오고 대머리이며 때로는 호탕하게 웃고, 때로는 거칠면서도 선종에 명석하였던 인물로 미륵보살의 현신現身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백거이 당나라 중기의 위대한 시인일 뿐만 아니라 중국 고대문학사 전반에서도 일류에 속하는 대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이다. 관직에서 물러나 은거하며 승려들과 함께 시를 지었다. 비파를 잘 탔으며, 일생 동안 2천8백여 수의 시를 창작했다.

도연명 동진시대 대표적인 은거 시인. 41세 때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심경을 읊은 시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잘 알려져 있다.

금고선인 거문고의 명수로서 송나라 강왕康王의 사인舎人이 되었고 선술仙術에 능하였다. 허베이성, 탁군逐那주변을 200년간이나 편력하다가 나중 탁수逐水에 들어가 용을 잡기도 하였으며 또한 제자와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날짜에 붉은 잉어를 타고 나타났다 한다.

황초평 진나라 때 사람으로 금화산金華山 동굴에서 은거하다가 도인이 되었다. 그가 돌을 보고 소리를 지르면 모두 양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풍간 당나라 때의 승려로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에서 살았다. 더벅머리에 눈썹까지 기르고, 늘 베옷을 입었다. 낮에는 쌀을 빻아 승려에게 공양하고, 밤에는 경방扃房에서 시를 읊었다. 천태산 호랑이를 타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신선도 그리는 법

인체는 잘못 그리면 동작이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느낌이 들어 그리기 매우 어려운 소재 중에 하나다. 특히 인물과 배경이 어우러지는 고사설화도의 경우, 의복과 기물, 동물, 건축물, 산수를 두루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그림은 인물간의 구도와 원근법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하는데, 민화에서는 이런 미술의 표현방법을 따르기보다 내용 전달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자유롭게 그리기도 한다.

1. 스케치(데생)

모조지나 화지에 그리려고 하는 신선도를 팔분할법으로 1폭~8폭 또는 10폭을 연결해 스케치를 한다. 이후 초를 아래에 놓고 한지를 위에 놓은 다음 먹으로 본작업을 진행한다. 먼저 전체를 파악한 후 큰 형체부터 스케치하고 서서히 세밀한 곳을 운필한다.

1-1. 신선도

얼굴, 손은 주홍색과 먹색을 섞은 후 세필로 그린다. 건, 관은 농묵과 중묵으로 선을 그리고, 깃과 소매끝은 농묵을 사용하되 세필로 운필한다. 옷은 중묵을 사용해 세련되게 세필로 그린다. 바위나 산은 산수필을 사용, 부벽준, 난마준, 피마준을 묵법식으로 연하게 그리고, 집, 기물 등은 중묵을 사용해 세필로 표현한다. 소나무는 송엽점, 오동나무는 오동점, 버드나무는 구륵법, 매화나무와 단풍나무는 녹각법, 괴목나무는 호초점으로 그린다. 나무의 밑이나 사람 주위에 있는 풀은 수초점으로 그린다.

1-2. 군선도

얼굴, 손, 배는 주홍색과 먹색을 섞은 후 세필로 그린다. 옷, 바지선은 산수필을 사용해 담묵과 중묵으로, 깃, 소매끝, 허리띠, 건, 관은 농묵으로 표현한다. 산수필을 사용해 부벽준으로 바위를 그리고, 풀은 개자점과 호초점으로 표현한다. 불로초나 대나무는 세필로 그린다. 구름은 중묵과 세필을 사용, 화연법과 구운법으로 그린다. 파도는 세필로 파도 맨 위를 굵게 그리고, 아래 어두운 부분은 촘촘히 일정하게 해조법으로 운필한다. 물결치는 파도는 중묵과 세필로 표현한다.

2. 아교 포수

아교 포수는 물2/3, 아교1/3을 섞어서 중탕한 후, 식혀서 한다.

신선도 채색하기

1. ë°°ê²½

산을 그릴 때에는 대자색으로 바위 끝이나 안쪽 준이 안 친 곳에 연하게 바림한다. 다시 반대로 골짜기나 한쪽 바위 쪽으로 감색으로 바림한다. 폭포는 하얀바탕에 중간중간 감색과 군청생으로 채색하고 끝쪽에서 바림한다.
구름은 주홍색, 황토색, 백색을 1:2:7의 비율로 잘 섞은 후 전체 바탕색을 칠한다. 황토색과 주홍색을 섞어 구름 끝이나 중심 쪽에 넒게 바림한 다음 먹선 안쪽에 백선(호분)으로 덧선을 그린다.
파도는 대자색과 먹 약간을 섞어 전체를 채색한다. 아래쪽의 잔선이 많은 곳은 감색과 주홍색을 섞어 잔선의 끝까지 중담채로 바림한다. 파도물결의 하얀바탕에 감색으로 밑쪽에서 연하게 바림하고 물방울이 흐트러진 부분을 백점으로 찍는다.
불로초는 백바탕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바림을 하고, 위에서 아래쪽으로 주홍색으로 진함과 흐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바림한다. 다시 연지색으로 위쪽을 향해 바림하고 더 진한색으로 덧선을 그린다. 대나무는 녹청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농묵으로 외곽선을 그린다. 그 다음 백선과 황선으로 정가운데에 삐치듯이 선을 그린다.
풀점은 바탕색을 황토색으로 채색하고 감색으로 위에서 아래로 바림한다.

2. 인물

사람의 피부는 먹색, 주홍색, 황토색, 백색을 0.5:1:2:6.5의 비율로 섞어 바탕색을 채색한다. 주홍색과 먹 약간을 섞어 이마, 볼, 손, 발, 배 위쪽으로 바림한다. 눈은 반달형으로 선을 긋고, 양쪽이 균일하도록 동그랗게 눈동자를 그린다. 주름살이나 코 밑 쪽 귀는 위에서 아래로 자색으로 바림을 한다.

3. 복식

건, 관은 중간묵으로 바탕을 칠하고 농묵으로 패인 곳을 바림한 다음 덧선을 그린다. 흰색 옷은 감색, 주홍색 옷은 연지색, 노란색 옷은 주홍색, 녹청색 옷은 중묵색, 연두색 옷은 녹청색, 보라색 옷은 연지색과 먹색, 담뭄색 옷은 농묵색으로 바림하고 덧선을 그린다.

4. 사슴

사슴을 그릴 때에는 갈색(대자색)으로 위에서 아래쪽으로 바림하고, 다시 아래에서 위로 백색으로 바림한다. 진한 대자색으로 털을 그린 뒤, 농묵과 흰점색을 번갈아가며 등 끝에 촘촘히 점을 찍는다. 등쪽에는 너무 크지 않게 듬성듬성 흰점을 찍는다.
털가죽을 허리에 걸쳤을 때는 백색으로 바탕을 채색하고 진한 갈색으로 아래쪽에 바림한다. 이어서 세필로 끝쪽만 털을 그리듯 선을 삐친다.

5. 나무

나무를 그릴 때에는 보통 대자색으로 양 끝에서 바림을 한다. 소나무의 솔잎은 감색으로 채색한다. 오동나무는 감색으로 밑에서 위쪽으로 바림한다. 버드나무는 황색으로 바탕을 칠한 뒤 위에서 아래쪽으로 감색 바림을 한다. 매화나무는 백색에 묻힌 붓 끝에 연지색을 묻힌 뒤 점을 찍어 그린다. 단풍나무를 그릴 때는 황색을 묻힌 붓에 주홍색을 찍어 단풍점으로 잎을 표현한다. 괴목나무는 황색바탕에 감색으로 위에서 아래로 바림한다.

6. 기타 기물

피리, 등짐 멘 바구니, 생황, 딱따기, 지팡이, 돛자리, 삿갓 등은 대자색으로 바탕을 채색하고 진한 대자색으로 바림한다. 표주박은 주황색 바탕에 연지색 바림을 하고 더 진한 연지색으로 덧선을 그린다. 도끼는 중묵으로 바림한다. 양은 백색 바탕에 감색으로 바림하고 중간중간 얼룩점을 그린다. 칼을 그릴 때에는 황색과 녹청색으로 칼자루를, 주홍색으로 칼자루의 등을, 황색으로 칼자루 받침을 칠하고 더 진한색으로 바림한다.

신선도 그리기

 

글·그림 : 박수학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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