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차근차근 ⑪삶의 덕목과 염원을 담은 그림 문자도 그리기

백수백복도, 제자 민영옥 작

*백수백복도, 제자 민영옥 작

문자도 그리기

문자도는 조상들의 삶 속에 함께 호흡하며 밀접하게 쓰였다. 효제문자도를 병풍으로 꾸며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되새겼으며, 백수백복도에는 장수와 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국에서 두루 쓰였기 때문에 지역별로 저마다 특색 있는 문자도가 발달하기도 했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삶의 지혜와 염원을 담은 문자도 3종을 그려보자.

그림과 문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문자도

문자는 기호로서의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이를 넘어 독자적인 예술성을 보이기도 한다. 글자예술은 ‘서예書藝’라고 하여 예술의 한 분과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민화에는 더욱 조형적이고 순박한 글자예술이 남아있다. 바로 문자도다. 우리네 문자도는 다양한 고사와 자연을 곁들여 독특한 세계관과 서사구조까지 내포한다. 문자도는 효제문자도, 백수백복도 등이 대표적이다. 효제문자도는 유교적인 덕목을 8개의 문자(효·제·충·신·예·의·염·치)에 함축시켜 관련 고사古事의 상징적인 모티브들로 꾸며냈다. 얼핏 보면 자유로운 그림인듯하면서도 형태를 찬찬히 보면 문자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지역에 따라 상하로 단을 나누어 글이나 내용을 추가하기도 한다. 백수백복도는 그대로 풀이하자면 장수와 복을 뜻하는 수복壽福이 100번 들어간다는 뜻이지만, 여기서 숫자 100은 하나의 숫자라기보다는 많고 충만하여 완벽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 다양한 서체로 조형미를 꾀하며, 상황에 따라 문자 대신 도안이 들어가기도 한다. 문자도와 유사한 것으로 2~5가지 색으로 그림을 형상화하여 문자를 그리는 혁필화가 있다.

문자도 그리는 법

이번에 그려볼 문자도는 효·제·충·신·예·의·염·치와 같은 유교적인 내용을 담은 효제문자도와 지역적인 특색을 강하게 보이는 제주도지역의 효제문자도, 많은 복과 장수를 바라는 백수백복도다. 각각 그림마다 다양한 도상이 들어가므로 구상력과 디자인 능력이 돋보이는 화목이다.

 
1. 그리기

모조지나 화지에 그리려고 하는 문자도를 팔분할법으로 스케치를 하고 화도(밑그림)를 만든 다음 한지를 위에 놓고 먹으로 본 작업을 한다. 먹이나 연필로 윤필한다. 아교 포수는 물 2/3과 아교 1/3을 잘 섞어서 중탕한 후, 식혀서 한다.

효제문자도, 제자 우은숙 작

▲효제문자도, 제자 우은숙 작

2. 채색하기

Ⅰ. 효제문자도

잉어는 백색 바탕에 감색이나 흐린 먹으로 무늬를 채색하고 중간 먹이나 갈색으로 덧선을 그린다. 지느러미, 아가미, 꼬리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감색으로 바림하고 끝에서 안쪽으로 대자색을 흐리게 하여 선을 긋듯이 안쪽을 바림한다. 눈동자는 백색 바탕에 진한 먹으로 점안한다.

새는 머리 위, 등, 꼬리를 남색으로 채색하고 먹선으로 등에 털을 그린다. 배에는 주(홍색)로 뒤쪽에서 채색을 하고 연지색으로 바림한다. 날갯죽지, 앞부분은 연두색으로, 뒷부분은 분청색으로 바탕을 채색하고 녹청(연두색), 분청(군청색), 남색으로 무늬를 그린다. 눈은 황색을 채색하고 눈동자는 진한 먹으로 점안한다. 눈 주위와 날갯죽지 위는 백색으로 채색한다. 날갯죽지는 대자색 바탕에 먹을 진하게 해서 덧선을 그린다. 다리는 주(홍색)를 진하게 해 날렵하게 그린다.

꽃은 빨강, 하양, 노랑마다 다른데, 빨간 꽃은 주(홍색) 바탕에 연지색을 진하게 바림하고 덧선을 그린다. 하얀 꽃은 백색 바탕에 연지색을 흐리게 하여 바림을 하고 덧선을 그리고, 노란 꽃은 황색 바탕에 주(홍색)로 바림하고 덧선을 그린다. 꽃잎은 황색 바탕에 홍색으로 끝을 바림한다. 녹청 바탕에 홍색으로 끝을 바림하고 진한 먹으로 잎맥을 가운데 굵게 그려준다. 옆 부분은 안쪽으로 휘감듯이 선을 긋는다.

대나무와 댓잎은 연두색으로 바탕칠하고 마디는 황색으로 채색한다. 댓잎은 끝에서 안쪽으로 주(홍색)를 바림하고 먹선으로 덧선을 그린다.

거북이는 머리, 등, 다리, 꼬리를 대자색으로 바탕칠하고 등의 거북무늬를 하나하나 먹으로 바림하고 남색을 등 위쪽, 다리 앞, 꼬리 끝에 바림한다. 배는 황색 바탕에 먹으로 무늬를 그리고 무늬 주위를 홍색으로 덧선을 그린다. 백색은 감색, 황색은 홍색, 주(홍색)는 연지색, 연두색은 녹청, 보라색은 보라에 먹을 섞은 것으로 무늬를 그리거나 덧선을 그린다.

글씨의 획은 진한 먹으로 채색하여 완성한다.

문자도 그리기

 
Ⅱ. 제주도 문자도

제주도 문자도는 대개 3단으로 되어 있다. 선이나 채색, 무늬 등 모든 것에 추상적인 분위기가 있다.

1단에는 감모여재도나 꽃나무 등의 도상이 들어간다. 주(홍색), 황색, 군청(남색), 녹청(연두색), 백색, 대자색으로 되어 있다. 강한 채색이나 약한 채색으로 한 번만 칠하는 경우가 많다.

2단에는 무늬가 1~3칸 정도 들어간 색동 무늬로 되어있다. 주(홍색), 보라색, 남색, 황색, 연두색, 백색, 먹으로 되어있고, 글씨의 획은 백색 바탕에 갈대로 붓을 삼아 먹이나 여러 가지 색으로 자유분방하게 선을 그었다.

1단과 2단이 오방색과 색의 3원색(CMY : 녹색 띈 파랑, 자주, 노랑)이 쓰였다면, 3단은 빛의 3원색(RGB : 빨강, 녹색, 파랑)이 쓰였다. 3단에는 잉어, 붕어, 오리, 탁상, 기타 등의 도상이 등장하며 홍색, 황색, 군청(남색), 녹청, 백색, 먹으로 채색한다. 위에 있는 색으로 추상적인 무늬를 그리거나 선으로 마무리한다.

제주도 문자도, 제자 김미섭 작

▲제주도 문자도, 제자 김미섭 작

 
Ⅲ. 수복문자도
수복문자도는 전서체로 되어있다. 화도를 밑에 두고 주(홍색), 녹청, 군청(남색), 대자색으로 바로 채색하고 마무리한다. 장수와 만복을 기원하고 염원하면서 글씨의 획을 채색한다.

백수백복도에 쓰이는 다양한 서체

▲백수백복도에 쓰이는 다양한 서체

 

글·그림 : 박수학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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