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차근차근④ 모든 인류의 소망, 무병장수 기원하는 십장생도 ②

십장생도

지난 호에 미처 그리지 못한 십장생도의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는 시간이다. 이번에는 동식물을 위주로 설명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실제 생김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꼼꼼히 관찰하고, 민화에서는 어떻게 변형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성을 다해 마음으로 그리면 훌륭한 십장생도가 완성된다.

장생물의 상징적 의미② (소나무, 대나무, 학, 거북, 사슴)

소나무는 ‘천년송’이라고 할 만큼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소나무는 학, 호랑이, 돌, 사슴 등 다양한 기물과 함께 그려진다. 지금도 많이 그려지는 노송도는 진시황이 태산에 올랐다가 소나기를 만나 노송 밑에서 비를 피하고, 그 소나무에게 벼슬을 내렸다는 고사에서 기인한다. 수목의 왕자로, 세한삼우(송, 죽, 매), 사우(송, 죽, 매, 난), 오청(송, 죽, 매, 국, 석) 등의 화제로 그려진다.
대나무는 불변성과 절개의 상징으로, 군자로 취급되곤 한다. 이 불변의 상징이 장생과 통하는 뜻으로 이해되었던 것 같다. 세한삼우, 사군자(매, 난, 국, 죽), 오청, 청풍고절(말은 바람과 높은 절개, 즉 대나무)로 불렸다.
동양에서 학은 ‘학수천년’, 또는 ‘학수천세’라 하여 천년을 산다고 믿어졌다. 수성노인을 비롯한 신선들이 타고 다니는 비행조이다. 학과 관련한 전설과 명칭은 지금도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 소나무와 한 쌍의 학을 그린 송학도는 한 쌍의 학처럼 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염원한 그림이다.
거북 역시 예로부터 오래 사는 동물로 여겨졌으며, 신격화하여 벽사귀면상, 신구도, 사수도 등에 등장한다. 장생도에 나오는 거북이 역시 입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사슴은 한자로 祿(녹 록, 관리의 봉급이나 행복이라는 뜻)과 동음이다. 특히 흰 사슴인 백록白鹿은 百祿과 동음이라 온갖 복을 누리고 장수하라는 뜻을 가진다. 장수의 의미와 길상적인 뜻을 동시에 지닌 것이다.

십장생 그리기와 채색하기
 
소나무
주색 나무와 갈색 나무가 있다. 주색 나무는 주(홍색)로 바탕을 칠하고 연지색으로 나무 양 옆을 바림한다. 갈색 나무는 갈색을 칠하고 중묵으로 나무 양 옆을 바림한다. 무늬는 바림한 채색으로 거북무늬나 비늘무늬로 작업한다. 갈색 나무는 절반쯤이나 하단 1/3부분에 중묵으로 바림한다. 솔잎은 진한 먹으로 반차륜법을 수평으로 지그재그 하면서 그린다. 소나무 잔가지 끝쪽으로 황록색이나 백색으로 ‘V’자 모양의 점을 찍어 완성한다. 태점은 제멋대로 황록(연두색) 바탕을 칠하고 점을 찍은 안에 군청(남색)으로 바탕을 칠한 모양대로 다시 칠한 다음, 흰 점을 빙 둘러 찍듯이 찍는다.

대나무
녹청(녹색)바탕에 진한 먹으로 외곽선을 긋고 가운데 백색 선을 세련되고 날렵하게 긋는다. 대나무 마디에는 황록 바탕을 칠하고 마디마디 중묵으로 선을 긋는다.

사슴
배는 흰색으로 바탕을 바림한다. 머리, 등, 다리는 갈색으로 바탕을 바림한다. 갈색을 더 진하게 하여 머리, 등, 다리 위쪽과 앞쪽으로 바림한다. 진한 갈색으로 털을 긋는다. 등 끝 쪽을 진한 먹으로 반달형 점을 찍는다. 등 쪽에 먹을 찍은 사이에 흰 점을 똑같이 찍는다. 등에도 군데군데 질서 있게 작은 선으로 점을 찍듯이 또는 흰 점을 찍는다. 눈은 흰 색으로 칠하고 진한 먹으로 눈동자를 그린다.

거북
배는 황색 바탕에 먹을 진하게 하여 얼룩무늬를 그리고 그 주위에 목덜미를 포함하여 주(홍색)으로 외곽선을 긋는다. 등은 육각형 하나 하나 진한 먹으로 바림하고 마른 다음에 선으로 육각형 안에 그대로 선을 긋거나 왕王 자 모양으로 무늬를 만든다. 머리, 등, 다리, 꼬리는 갈색 바탕에 마른 다음 군청색으로 바림한다. 머리, 등은 군청색으로 위에서 밑으로 바림하고 다리는 앞에서 뒤쪽으로 바림한다. 눈은 황색으로 칠하고 진한 먹으로 눈동자를 그린다. 서기는 잎에서 뿜어 나오듯이 그린다. 주둥이는 황색으로 칠하고 주둥이 안에서 바깥쪽으로 감색으로 바림한다.

학
십장생에 나오는 학에는 백학, 청학, 홍학이 있다. 백학만 그리기도 하고 세 학이 모두 나오기도 한다. 백학은 주로 혼자 독립적으로 서 있으며, 흰 바탕에 감색으로 무늬를 그리고 그 속에 또 작게 무늬를 넣는다. 모양을 따라 진하게 칠한다. 청학과 홍학은 쌍으로 있을 때가 많으나, 한 마리가 따로 떨어져 있을 때도 있다. 청학은 분청(백과 청을 섞은 것)으로 바탕하고 무늬 안에 작은 무늬를 따라 군청으로 진하게 칠한다. 홍학은 백과 홍을 섞은 바탕에 주홍색으로 작은 무늬를 진하게 칠한다. 학의 다리는 백색과 먹을 섞어 만들고 흰색 선으로 마디마디 선을 긋는다. 발톱은 날카롭게 선으로 긋는다. 학 전체의 외곽선을 그리고 무 늬 속에 흰 선을 긋는다. 목과 꼬리는 바탕색을 먹이나 녹색, 청색으로 한다. 끝쪽에서 안쪽으로 먹을 진하게 하여 바림한다. 보통 먹으로만 할 때도 많다.

개자점, 해태 등점 무늬, 풀점

십장생도 개자점, 해태 등점 무늬, 풀점개자점은 조묵하여 삼묵법으로 위에는 진하고 밑에는 흐리게 한다. 숲이 모여있는 것 같이 모닥모닥하게 바탕에 개자점으로 선을 긋는다. 갈색 봉채로 전체 바탕을 개자점이 잘 보이게 색을 칠한다. 해태 등점 무늬는 바탕을 군청으로 진하게 칠하고 백록, 황록으로 해태 등점같이 점을 찍는다. 개자점이나 해태 등점 무늬 나무는 나뭇결을 먹선으로 그리고 주(홍색)와 먹을 섞어 칠한 다음 양옆을 중묵으로 바림한다. 군데군데 태점을 찍는다. 풀점은 호초점으로 찍고 갈색으로 전체 바탕을 점이 잘 보이게 해 색을 칠한다.

십장생 그리기

십장생 그리기

 

글·그림 : 박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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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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