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차근차근③ 모든 인류의 소망, 무병장수 기원하는 십장생도①

십장생도

고려 말의 문장가이자 문신인 목은 이색의 시문집인 <목은집>에는 십장생 시詩가 남아있다.
“내 집에는 십장생을 간직하고 있는데, 병중의 소원은 탈 없이 오래 사는 것 뿐이다. 차례로 찬사를 붙여 구름, 물, 바위, 소나무, 대나무, 영지, 거북이, 학, 달을 제목으로 시를 지었다.”
무병장수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인류의 소망이다. 이를 기원하는 열 가지 도상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이 십장생도. 산수와 화조, 영모까지 다양한 소재를 잘 그려야 하는 그림이다. 양이 방대해 5가지 기물씩 나누어 이번 호와 다음 호에 소개한다.

장수의 상징, 십장생도의 기록과 유래

십장생도라고 하면 열 가지 장생의 상징으로 구성된 것으로 경우에 따라 해, 달, 산, 바위, 내川, 물, 대나무, 소나무, 거북, 학, 사슴, 불로초(영지) 등을 그린 것이다. 장생과 관련된 사물을 그린 것은 중국과 일본에도 남아있으나 십장생도의 유물은 알려진 것이 없다. 우리 고유의 천신, 일월신, 산악신 등의 무속신앙에 중국의 신선사상을 수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기본적인 장생도에 달을 더하여 썼던 것을 조선조에 구름을 더해 그리는 것으로 통일된 모습이 정통화풍의 십장생 병풍에서 보인다. 또 궁체의 큰 병풍에는 천도天桃, 신선들이 먹고 오래 산다는 복숭아가 그려지기도 한다. 이렇듯 십장생도는 도화서 화원들도 많이 그렸다. 정초에 왕이 신하들에게 선물로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상류계층이 향유하는 세화로서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던 것이다. 정초, 회갑연, 결혼식 등의 의식이 있을 때 집안을 장식하고, 노인의 방을 꾸미거나 궁중행사에 왕비의 뒤편에 놓여 축수祝壽의 뜻으로 쓰였다.
그런데 이 열 가지 장생물을 정확하게 지켜 그린 것은 오히려 민체의 그림에서였으며, 숫자 십은 예로부터 완전한 숫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장생물의 상징적 의미① (해, 구름, 물, 돌, 영지)

해는 만물이 생장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로, 인류는 예로부터 그 소중함을 알고 신격화해왔다. 동양미술사에서는 태양 속에 삼족오가 산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도상화하기도 했다.
그러면 변화무쌍하고 실체가 없는 구름은 어떻게 장생의 상징이 되었을까? 문양 중에는 운기문雲氣文이 있다. 생동하는 구름의 모습이다. 구름을 만물의 생기生氣라는 관점에서 보자. 불변으로 장생이 된 것이 아니라, 변함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으로 역학의 역과 불역을 결부시킨 것과 맥을 같이한다.
물은 민간에서 전해지는 상징관이 반영된 것이다. 오행의 원천으로 모든 생명의 근원, 즉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장생물이 장생하기 위한 원천이고 보니 당연한 결과다.
돌은 지금도 관상용 자연석을 수석壽石이라고 할 만큼 일반적으로 장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동양화에서는 돌의 족보라고 할 수 있는 ‘석보’가 전해질 만큼 괴석화怪石畵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민화에서는 더욱 추상화하고 의인화한 독특한 돌 그림이 발달되었다.
영지는 불로초라고도 한다. 오늘날도 버섯의 일종으로 영지가 재배된다. 장수하는 신약으로 취급된 기록이 남아있다. 신선도에서는 영지 자체가 신성시되기도 한다. 영지를 그림에 결부시킨 것은 정통화가 아닌 민화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장생물의 상징적 의미

십장생 그리는 법

1. 스케치(데생)
모조지나 화지에 그리려고 하는 소재(십장생)를 2폭, 8폭, 10폭, 12폭에 각각 8등분하여 팔분할법으로 스케치한다. 먼저 전체를 파악한 후 큰 외곽형체부터 스케치한다. 이후 서서히 세밀한 곳을 그린다. 다 했으면 화도(밑그림)가 완성되었으니 밑그림을 밑에 두고 재단한 한지를 올려 본 작업을 한다.

2. 한지 재단하기
한지를 그리려고 하는 그림 폭 당 사이즈를 재고 난 다음, 양 옆에 2~3㎝ 간격으로 송곳으로 눌러 조기대(미장나무 자)를 대고 눌러 접는다. 그래야 병풍 꾸밀 때 든든하다. 연결 병풍이기 때문에 재단을 신중히 하고, 그릴 때도 연결부분을 정확하게 잘 해야 한다.

3. 십장생 그리기
소나무부터 진먹(농묵)으로 그린다. 바위도 진먹으로 그린다. 물, 파도, 폭포는 중묵으로 그린다. 천도화는 진먹으로 그린다. 연지색 선으로 그릴 수도 있다. 사슴, 거북, 학을 진먹으로 그린다. 대나무, 불로초를 진먹으로 그린다. 불로초는 연지색으로 선을 그릴 때도 있다. 풀은 호초점으로 위에는 진하고 밑에는 흐리게 하며, 크고 작게 그린다. 구름은 중묵으로 그린다. 해는 기물(콤파스나 접시 등)을 이용하여 동그랗게 선을 그어 표시해 둔다. 아교포수를 한다. 물 2/3과 아교 1/3을 섞어 쓴다. 바인더나 보일유로 포수해도 된다.

십장생도

십장생 채색하기

1. 바위 채색
큰 덩어리 안쪽으로 갈색톤(황(노란색)2/3과 주(홍색)1/3)으로 밑에서 위로 먼저 바림한다. 모든 바위를 위와 같이 하면 된다. 황록(연두색)으로 바위 전체를 칠하면서 갈색으로 바림한 곳은 반대로 바림한다. 진한 군청(남색)으로 덩어리의 가장자리는 넓게 바림하고 안쪽으로 조금 좁게 바림한다. 군청색을 다 칠했으면 선이 그어진 위에 다시 진한 먹(농묵)으로 덩어리 가장자리 쪽은 넓게 바림하고 안쪽은 조금 좁게 바림한다. 군청색을 다 칠했으면 선이 그어진 위에 다시 진한 먹(농묵)으로 덩어리 가장자리는 굵게 안쪽은 조금 가늘게 선을 넣어 사이사이 살을 붙인다. 선을 넣고 사이에 선을 추가로 그어 입체감을 주는 것을 살붙인다고 한다. 먹선을 그었으면 먹선 안쪽으로 황(노란색)을 진하게 그대로 그린다. 금분으로 해도 된다.

2. 구름 채색
백0.7, 황1.5, 주1.5를 섞어 선이 잘 보일 정도로 물의 농도를 맞춰 바탕을 칠한다. 오색구름을 해야 되기 때문에 구름 덩어리를 세어본 다음 전체에서 주(홍색)1/2, 황1/2을 흐리게 하여 바림해 칠하고 빠진 곳(허전한 곳)을 연두나 군청색을 흐리게 하여 바림한다. 바탕색을 진하게 하면 작업하기도 힘들고 다시 먹선을 그려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백색을 진하게 하여 먹선 안쪽으로 선을 그어 완성한다.

3. 하늘 채색
황5/10, 주3/10, 백2/10을 섞어 진하게 하늘 바닥을 칠한다.

4. 해 채색
주(홍색)를 진하게 하여 칠한다.

5. 바닥 채색
미색(황3/10과 백7/10)을 만들어 칠한다. 갈색(황과 주(홍색), 먹 약간)으로 중간 중간 사슴다리 밑으로는 흐리게 한다. 국화점을 진하고 흐리게 선을 그어 작업한다.

6. 물, 파도, 폭포 채색
물은 군청으로 흐리게 하여 중간 중간 바림을 하면서 바닥을 칠하고 군청으로 물결선을 예쁘게 긋는다. 파도는 갈색(황2/3과 주(홍색)1/3, 먹 약간)을 바닥 전체에 칠한다. 그리고 군청2/3과 먹1/3을 섞어 파도 안쪽에서 위 1~2㎝를 남겨두고 바림한다. 파도가 칠 경우 흰색 바탕을 칠하고 감색으로 밑쪽을 바림하고 감색으로 선을 긋는다. 파도 위에는 흰 점을 찍는다. 폭포는 흰색 바탕을 칠하고 중간 중간 바림하고 선을 긋는다.

7. 불로초 채색
바탕을 흰색1/3과 주(홍색)2/3로 칠한다. 연지색으로 흰 바탕은 흐리게 주색 바탕에는 진하게 바림한다. 외곽선을 연지색으로 진하게 긋는다.

십장생 그리는 법
<바위 그리기>
① 진한 먹으로 선을 긋는다.
② 밝은 대자색으로 바위 중간 중간을 칠하고 바림한다.
③ 남색으로 바위 위쪽과 옆쪽을 바림한다.
④ 진한 먹선으로 바위 외곽과 안쪽에 선을 긋는다.
⑤ 진한 황색으로 먹선 안쪽으로 선을 긋는다.
⑥ 호초점을 넣는데, 황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감색으로 위에 살짝 바림한다.

<구름 그리기>
⑦-1 중간 먹으로 선을 긋는다.
⑦-2 홍색, 황색, 연두색, 감색을 칠하고 바림한다.
⑦-3 진한 흰 선으로 먹선 안쪽으로 선을 긋는다. 구름은 화연법으로 그린다.
⑦-4 갈색으로 구름사이 바탕을 칠한다.

<물결 그리기>
⑧ 중간 먹으로 선을 긋는다.
⑨ 감색으로 바림한다.
⑩ 파도의 흰색 바탕을 칠한다.
⑪ 지당의련법으로 파도를 그리고 감색으로 선을 긋는다.
⑫ 파도의 물결을 표현하기 위해 흰 점으로 물방울을 찍는다.

<천도화 그리기>
⑬ 진한 먹으로 선을 긋고 천도화 바탕은 흰색으로 칠한다.
⑭ 천도화 잎을 황색, 녹색 바탕으로 칠하고 진한 먹으로 잎맥을 그린다.
⑮ 천도화 나무를 대자와 먹을 섞어 바탕칠하고 중묵으로 나무 양쪽을 바림한다.
⑯ 천도화를 연지색으로 바림하고 점을 찍은 후 외곽선을 긋는다.
⑰ 태점은 먹을 찍고 연두색으로 점찍어 마무리한다.

<불로초 그리기>
⑱ 진한 먹선으로 선을 긋는다.
⑲ 바탕색은 흰색과 홍색으로 칠한다.
⑳ 연지색으로 바림한다. 진한 연지색으로 선을 긋는다.

 

구름 그리기

※참고
구름은 구운화법과 화연법으로 그린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큰 구름은 구운화법, 연기처럼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구름은 화연법으로 그리고 경우에 따라 두 가지를 섞어 쓰기도 한다.

 
 
 

 

글·그림 : 박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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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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