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가 7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에서는 왜란과 호란을 겪은 17세기 이후 우리 국토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제작된 실경산수화를 감상하며 옛 화가들의 창작과정을 상상해볼 수 있다.


“땅은 그 곳과 인연을 맺은 사람 때문에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지, 단지 경치가 빼어나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18세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이자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이 1757년 개성을 유람하고 제작한 《송도기행첩》에 전하는 말이다. 그의 말처럼 200여년 전 우리나라의 절경을 화가의 시선으로 전하는 실경산수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실경산수화는 계회도나 회화식지도 같은 다양한 회화적 전통과 유교문화, 풍수개념 등이 조화를 이룬 그림이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화가의 창작 과정을 집중 조명한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를 7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 말부터 조선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 점을 소개하며, 붓과 종이를 챙겨 길을 떠난 화가가 경험한 실제 경치가 어떻게 그림으로 옮겨졌는지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정선이나 김홍도 외에도 한시각, 김윤겸, 김응환, 김하종 등 18세기의 여러 화가들이 저마다 다르게 보고 표현한 그림은 북한 지역을 포함해 전국의 명승을 유람하는 와유臥遊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거대한 자연 경관을 작은 화폭에 옮기는 여행

금강산 그림의 최고봉인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산도斷髮嶺望金剛山>를 시작으로 전시는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실경산수화 전통과 제작배경을 살펴본다. 특히 최근 기증받은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의 유일한 현존작 <경포대도>, <총석정도>를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제2부 ‘화가, 그 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서는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폭포수 영상이 연출되는 동안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 정수영의 <한임강유람도권漢臨江遊覽圖卷> 등 화가들이 여행지에서 그린 초본草本과 함께 당시의 휴대용 화구를 볼 수 있다. 제3부 ‘실경을 재단하다’에서는 화첩, 두루마리, 선면 등으로 화가가 경물을 재구성해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추적하며, 처음 공개된 김응환의 《해악전도첩海嶽全圖帖》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제4부 ‘실경을 뛰어넘다’에서는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윤제홍의 <옥순봉도>처럼 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리는 등 화가가 실제 경치를 재해석한 독창적인 작품에 주목했다.
특별전의 일부 작품은 8월 23일부터 다른 화면으로 교체되며, 전시장 밖 영상실에는 현재 모습과 그림이 교차 편집된 ‘21세기 금강산 여행’이 상영된다. 실경산수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계 주제전시 <그림과 지도 사이>, <관아官衙와 누정樓亭이 있는 그림>과 4차례의 강연회도 마련되어있다. 전시를 통해 옛 화가들이 경치를 그리면서 느꼈던 감동과 창작의 고뇌에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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