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 제11회 학술세미나

지난 11월 8일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에서 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가 주최하는 제11회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민화와 색채’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의 풍경을 들여다보자.


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우리 색채의 역사부터 조선시대 장황에 이르기까지, 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소장 권정순)가 주최한 제11회 학술세미나에서는 색채에 대한 전방위적 고찰이 이뤄졌다. 수도권, 영남 지역 등 전국구의 작가들이 세미나에 대거 참석한 모습에서 색채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주요 내빈으로는 (사)한국민화협회 박진명 회장, (사)한국민화진흥협회 홍대희 이사장, (사)한국민화센터 이상국 이사장, 한국민화학회 윤진영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통색에 대한 다양한 접근 돋보여

한국민화학회 조사이사이자 본지 유정서 발행인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세미나의 첫 순서로 정종미 고려대학교 디자인조형학부 교수가 기조강연 ‘색채를 통해 바라본 한국미의 정체성’을 진행했다. 정종미 교수는 고구려 벽화, 강서대묘, 불화, 조각보 등 전통 문화 유적 및 유물을 통해 오방색에 대한 선조들의 철학을 설명했다. 동양에서는 서양화에서처럼 태양빛에 의존한 무지개색이 아닌 먹, 자연염색과 같은 우주 본연의 색을 중시하고 신성시했다는 것. 작가로도 활동하는 그는 강연 말미에 직접 작업한 주요 작품들을 공개했다.
다음으로 고연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임원경제지》 등 문헌을 통해 조선시대 문인들의 색色에 대한 관심과 색채어에 대한 문학사적, 색채인식에 대한 18~19세기 문인들의 인식에 대해 분석했다. 이 연구는 문화사 속에서 색의 의미와 위상을 밝히려는 참신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조선시대 문인들의 색채에 대한 관심이 곧 19세기 채색장식병풍이 확산되는 현상과도 밀접히 연관됨을 시사했다.
김현승 (주)가일전통안료 대표는 근대 전후 문방사우의 소재 변화, 전통안료의 종류와 소재의 특징 등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김현승 대표는 현대인들이 고려불화, 궁중장식화에서 일관되게 사용해온 전통 안료 및 소재의 우수성과 특성 등을 인지하고 이를 오늘날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했다.
이원복 전 부산박물관장은 한국회화의 색채 미학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국왕 문서 중 하나인 교명敎命의 오방색과 의궤도를 중심으로 당시 사용됐던 전통 색상의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결론적으로 한국의 전통회화는 수묵 담채와 채색화의 특징 모두를 조화롭게 갖췄음을 피력했다.

박지선 용인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는 조선시대 서화를 중심으로 서화 재료와 기법, 장황에 대해 강연했다. 민화의 경우 실용적, 장식적인 목적이 크므로 일반 서화와 같은 비단이나 값비싼 천연광물 안료보다는 닥지나 저렴한 인공 안료가 사용된 경우가 많고 서화와 비교해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어 재료에서부터 보존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덧붙였다.
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 권정순 소장은 작가로서 마지막 발표 ‘석채의 맛’을 진행했다. 그는 작품에 사용했던 천연 안료를 중심으로 합성 무기안료, 금속 안료 등 다양한 안료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으며 풍성한 자료를 통해 각 안료의 사용방법 및 이를 활용한 작품들을 공개했다.
모든 발표가 끝난 뒤 윤진영 한국민화학회 회장이 진행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유순영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원, 이상국 (사)한국민화센터 이사장, 김숙경 (사)한국민화협회 이사, 전지연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총 4명의 지정토론자를 포함해 참석자들의 질문과 발표자들의 답변이 거듭 이어지며 세미나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고 열띤 토론이 끝난 뒤 권정순 소장의 폐회사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세미나는 전통 색채에 대한 문학적, 과학적 분석 등 실험적 접근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안목을 틔워준 값진 행사였으며 새로운 주제로 내년을 기약했다.
한편, 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의 학술세미나는 매년 11월 둘째 주 금요일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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