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평생교육원 민화그리기반 – 민화의 향 가득 품은 꽃을 피우다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평생교육원 민화그리기반
민화의 향 가득 품은 꽃을 피우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지만 경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화반의 교실은 훈훈함으로 가득하다. 수강생마다 가슴에 품은 민화에 대한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기 때문. 매일 매일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그 치열한 배움의 현장

탄탄한 기초 위에 각자의 취향 살려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평생교육원은 지역주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지난 1995년 문을 열었다.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원 이래 외국어과정, 예술·교양과정, 민간자격과정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의 교육과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지난 2004년부터는 민화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주민들에게 우리네 전통그림을 그리고 익힐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왔다.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평생교육원 민화그리기반 수업은 김희순 강사의 지도 아래 매주 수요일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초급반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되는 중급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비교적 넓은 층의 수강생들이 분포한다. 대다수가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데, 전문적인 길로 가고자 하는 이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초보 수강생의 경우 3단계에 걸쳐서 기초실력을 쌓게 된다. 먼저 1단계에서는 작은 크기의 연화도를 그리며 민화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2단계에서는 조금 더 큰 크기의 화훼도나 화조도 등을 그린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더욱 큰 크기로 사계화 등의 화목을 그려본다. 이렇게 3단계를 거치며 어느 정도 초보티를 벗게 되면 그 후부터는 각자 취향에 따라 원하는 화목을 선택해 그려 볼 수 있다. 단계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는 편이다.

화안을 떠라, 그리고 인내하라

김희순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원작을 최대한 많이 볼 것을 주문한다. 본래의 그림을 보고 느낀 감정과 영감을 화폭에 담아낼 줄 알아야 진정한 민화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수업 외의 시간을 쪼개 수강생들을 이끌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견학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원본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화안을 떠야해요. 원작자가 어떤 마음을 품고 그렸는지, 또한 무엇을 담아내고자 했는지를 색채와 선, 구성들을 살피며 읽어내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붓을 통해 표현해야 합니다. 현대 작가들의 손을 거친 모작을 보고 그릴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요. 몇 단계를 거치면서 왜곡된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더욱 원작을 자주 접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에 더해 김 강사는 색과 재료의 특성에 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색의 경우 그 깊은 맛을 알고 운용을 잘 해야 한다고 전한다.
“민화에는 다른 장르의 그림에 비해 반복적인 요소가 많은 편이에요. 특히 장지에 그릴 경우 반복적인 채색이 필요한데,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죠. 젊은 수강생들은 결과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하기도 해요. 그러나 차분하게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리다 보면 민화만이 갖고 있는 색채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재료의 경우 그 특성을 이해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색감을 화폭 위에 펼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과 아교를 비롯해 각 안료의 특성과 물성을 잘 알고 다룰 수 있다면,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 다음부터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시도를 거듭해야 해요.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거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조금식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에요.”

배움의 깊이를 한층 더하다

김희순 강사의 가르침에 따라 실력을 쌓아온 수강생들은 매년 1회 정기적으로 전시회에 참여한다. 이전에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들과 함께 화류회라는 이름 아래 모여 그간 갈고 닦 은 실력을 선보이는 것. 전시의 주제는 ‘꽃피는 날들’로, 민화를 그리는 시간이 인생이 꽃피는 날들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 2015년에는 인천여성문화회관 전시실에서, 2016년 에는 인천시 종합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에서 성황리에 전 시를 치렀다. 보통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열리는 이 전시는 한 해를 마감하 며 그동안 배운 것을 총정리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김 희순 강사는 취미로 민화를 그리더라도 전시회에는 꼭 참여 해볼 것을 수강생들에게 권유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혼자 보고 만족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는 큰 차 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봄과 동시에 부족 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요. 또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받 을 수 있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작품세 계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어요. 실제로 전시에 참여한 수 강생들은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소감을 전한 답니다.” 앞서 설명한 커리큘럼과 전시회 등을 거치며 실력을 쌓은 수 강생들 중 일부는 작가나 강사처럼 더욱 전문적인 길을 가기 를 원하기도 한다.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김 희순 강사는 중급과정 수업과 개인화실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수업과정만으로는 강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수용하는 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수강생들을 가르치기 충분할 정도로 높은 실력과 이를 대외적으로 증명해줄 공신력. 이에 교육원 은 오는 6월부터 민화지도사 자격증이 발급되는 강사양 성반을 개설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수료 했을 경우 정식교육을 거쳐 방과후교사 자격까지도 취 득할 수 있도록 특별한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다. 지도 는 다른 과정과 마찬가지로 김희순 강사가 맡는다. “민화를 배우는 분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기본기가 다져진 이들이 많고 민 화에 대한 지식수준도 높은 편이에요. 따라서 지도사과 정은 더욱 타이트하고 깊이 있게 운영할 계획이에요. 일 반과정이 12주씩 4학기인 반면, 지도사과정을 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6학기 이상을 들어야 하죠. 철저한 검증 과정도 통과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성실하 게 모든 교육을 이수한다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으리 라 확신해요.”

민화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나날을 그리며

김희순 강사는 수강생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며 민화를 그릴 수 있도록 지도의 방향을 잡고 있다. 또한, 각자가 선 호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여기에는 수강생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피려 는 세밀함이 필요한데, 이러한 지도방침에 수업의 만족도 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5개월째 수업에 참여 중인 정기혜 수강생은 “강사님의 세밀한 지도에 큰 어려움 없이 그림을 배우고 있다. 같은 본으로 그리 더라도 그린 사람의 성향에 따라 완성작의 분위기가 다르게 구현 되는데 이런 부분을 존중해 주신다.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 미있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고 수강 소감을 전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홍미 영 수강생은 “갤러리에서 민화를 접한 뒤 첫눈에 반해 직접 그려보 고자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채색을 하면 할수록 생각지도 못한 색이 나오는 것이 특히 흥미롭다. 앞으로 꾸준히 그리면서 전문작 가로서의 길을 걸어볼 생각도 조심스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사 강사로 활동 중인 배정은 수강생은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치 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민화에 관심이 생겨 1년째 수업을 듣고 있 다. 강사님께서 수강생이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 로 지원해주셔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 덕에 공모전에서 입 상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수강생들의 높은 만족도와 김희순 강사의 가르침에 대한 열정은 수업의 분위기를 여느 교육기관 못지않게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그 열기 덕분인지 아직은 찬바람이 부는 날씨지만, 교실 한 편에서는 민화의 향을 가득 품은 꽃이 화사하게 만개한 듯 했다. ‘꽃피는 날들’이라는 정기 전시회의 주제가 담고 있는 뜻처럼 민화 와 함께 하는 이들의 삶이 앞으로도 내내 아름답고 찬란한 시간으 로 채워지길 바라본다.

글 김영기 기자 사진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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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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