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화전업작가회가 3년여만에 기획전 <민화부채展>을 개최하며 참가자를 접수한다. 부채를 테마로 하는 이번 전시는 코로나 사태로 무겁게 가라앉은 민화화단과 일상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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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화전업작가회(회장 금광복)가 민화계의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한국민화조망전 <민화부채展> 참가 접수를 오는 7월 1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민화전업작가회 회원이 아니어도 참여 가능하다. 금광복 한국민화전업작가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침체된 요즘이야말로 민화인들이 마음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민화화단이 많이 침체돼 있어요. 전시를 통해 민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합니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부채’로 정했는데, 부채는 더위뿐 아니라 재앙이나 병을 몰고 오는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도 갖고 있지요. 시원한 부채바람에 모든 고민을 날려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민화부채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부채는 바람을 일으켜 주위를 깨끗하게 하는 특성 때문에 예로부터 신성한 도구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선조들은 굿을 할 때 무구巫具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단오가 가까워지면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대개 ‘단오’하면 창포물에 머리 감기, 윷놀이, 그네 등을 떠올리는데 부채를 주고받기도 했어요. 《동국이상국집》에는 고려시대부터 단오날 부채를 나눠주는 문화가,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이 접선(摺扇, 접고 펴는 부채)과 단선(團扇, 둥글게 만든 부채)을 중국 사신에게 하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이 좋은 풍습을 놔두고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고받는 서구문화에만 젖어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해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기능적으로 편리하긴 하지만, 민화부채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민화전업작가회는 부채를 테마로 한 모든 작품들을 접수한다(병풍 제외). 단선, 합죽선, 윤선 등 민화부채는 물론, 선면화, 부채를 소재로 그린 평면 작품까지 출품 가능하며 10만원의 접수비를 내면 한 명당 2점까지 접수 가능하다. 이렇게 접수된 작품들은 7월 24일부터 8월 4일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힘을 모아야

한국민화전업작가회는 2009년 창립된 것으로, 30여년 동안 전업專業으로 민화를 그려온 작가들이 상호 결속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만든 단체다. 한국민화전업작가회는 정기적으로 회원전을 개최해 왔으며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정기전에서는 100호 규모의 대작들 50여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획전의 경우 가장 최근 개최했던 <2017년 한국민화 조망전>을 비롯해 지난 세 번의 행사에서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몰릴 만큼 매회 뜨거운 관심과 호응 속에서 성료돼 왔다.
금광복 회장은 창립 멤버이자 2014년 한국민화전업작가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신임 회장이었던 송창수 작가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장직을 내놓음에 따라 지난 5월부터 회장직을 맡게 됐다. 금광복 회장은 뜻깊은 이번 기획전에 대해 많은 민화인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 민화가들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의 손으로 꿈과 희망을 담은 민화를 그리고 전시해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보탤 때라고 봅니다. 옛날 어려운 시기에 선배 화가들이 민화 속에 꿈과 희망을 담은 것처럼 민화부채를 통해 근심과 걱정을 날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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