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향원재 (Gallery 香遠齋) – 정원을 거닐며 민화의 향취를 느끼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갤러리 향원재는 고즈넉한 정원과 우아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민화 전문 갤러리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11월, 나들이 겸 향원재를 방문해 도심 생활에 지친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갤러리 향원재香遠齋는 마치 어느 예술가의 숨은 별장인 듯하다. 현관문을 열면 우아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풍스러운 찻잔과 민화로 꾸며진 복도를 지나면 독특한 형태의 도자와 각종 다육식물로 장식된 거실이 나온다. 뒷문으로 나가면 고즈넉한 정원이 나온다. 테이블에 앉아 꽃차 한 잔 머금고 눈을 감으면 바람을 따라 살살 흔들리는 풀과 나무 소리만 고요히 들려와 지친 마음이 풀어진다. 포천시 외곽에 있어 쉬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한 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언제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네팔 전통민화 선보이다

민화 전문 갤러리를 표방하는 향원재는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조선후기 민화에 나타난 미의식 연구’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문예술연구소 이사 및 상임연구원으로 있는 안호숙 관장이 그만의 미감과 철학을 발휘해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 6월에는 개관 기념으로 이화채색화연구회 초대전을 개최했고, 9월에는 남정예 작가의 초대전을 성료했다. 10월은 상설전시 기간으로 안호경 도예가가 물레 없이 손으로 일일이 빚은 도자와 소장품을 전시했다. 11월 중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인 이근후 박사가 대표로 있는 가족아카데미아와 네팔 민화전을 공동 주최, 네팔 북부와 남부의 민화 4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자낙푸르(Janakpur) 지역 중심으로 발달한 남부 네팔 민화는 도식적 요소, 화려한 색감, 풍요를 바라는 길상적 의미 등을 두루 갖췄다는 점이 우리 민화와 유사하므로 따로 시간을 내어 방문해도 좋겠다.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민화를 폭넓게 바라볼 것

안호숙 관장은 그 자신이 민화에 흠뻑 매료되었고, 민화의 발전 가능성도 보았기 때문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다고 말한다. “민화는 뭇 사람들의 소망을 두루 담고 있어서 정말 좋아요. 게다가 민화는 품격도 갖춘 뛰어난 그림이에요. 왕실의 그림을 사대부가 모방하고, 사대부 그림을 서민이 모방하며 발전했기 때문이죠.” 개관한지 채 반년이 되지 않았지만, 안호숙 관장은 이미 그만의 확고한 운영철학을 갖추고 있다. 그는 ‘민화스러운’ 그림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소 막연한 이 표현을 안호숙 관장은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삶의 소망이 담겨있고, 그 소망을 우리 모두가 알고 공감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전통의 예술정신이 깃들어있는 채색화’. 즉, 민화의 의미와 형식, 그리고 정신이 두루 느껴지는 그림을 전시하겠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유사한 맥락에서 안호숙 관장은 가능성 있는 신예를 찾고 있다고도 말한다. “장르를 구분짓기보다는 넓은 시각으로 민화를 바라보고 싶어요. 특히 신진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내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가에게는 저희 갤러리를 전시장소로 제공해드릴 생각입니다.”

지친 이들을 위한 힐링의 공간을 꿈꾸다

앞으로 안호숙 관장은 향원재를 예술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우아한 인테리어와 멋진 정원을 갖추고 있다는 향원재만의 장점을 살려 하우스 콘서트와 전통무용 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생업에 지친 사람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전시와 더불어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정원에 핀 구절초처럼 천천하지만 대신 오래 피어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갤러리를 운영할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글 김태호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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