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조선민화 오픈 – 디자이너의 ‘오리지날 민화’, 절찬리 상영

옛 민화를 상설전시하는 갤러리 조선민화가 지난 12월 16일 오픈과 동시에
개관전 <디자이너의 민화>를 개최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이세영 갤러리 조선민화 대표가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옛 민화, 그리고 꿈에 대하여.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수많은 작가들이 옛 민화를 오마주 삼아 영감의 불씨를 지펴왔으나 정작 ‘옛 민화’하면 고루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최근 이 같은 통념을 유쾌히 타파한 갤러리가 오픈했다. 12월 16일 개관전 <디자이너의 민화>를 개최한 갤러리 조선민화가 그 주인공이다. 전시 제목은 갤러리의 정체성을 함축한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민화 컬렉터인 이세영 갤러리 조선민화 대표가 30여년간 수집한 옛 민화를 선보이는 자리인 것. 오는 3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17개의 민화 병풍을 포함해 액자 작품 16점, 모션그래픽 3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손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세영 대표는 1층에 전시된 기차가 그려진 <화조도>와 2층에 전시된 <하늘땅문자도>라 답했다.
“작가의 상상력이라든가 회화적인 구성이 대단합니다. 단지 멋이나 재기를 뽐내기 위함이 아니라 작가의 우주관, 철학을 담아냈다는 걸 느낄 수 있지요, 독창적인 선이라든가 도상의 표현을 보다보면 감탄이 나올 수밖에요.”
전시에는 이세영 대표가 만든 작품도 등장한다. 바로 모션그래픽 기법으로 제작한 ‘영상민화’. 단지 민화를 디지털로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덧입혔다. 일례로 오른쪽 산에서 해가 뜨고, 왼쪽 산에서 뜬 보름달이 연못으로 떨어지면 물고기가 놀라 도망가고 옥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오버랩 되는 식이다.
“우리는 늘 민화를 평면에서만 보아왔는데 ‘움직이는 민화’를 보는 것도, 그 영상을 디자인하는 과정도 너무 흥미로울 것 같았죠.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구분을 떠나 새로운 민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다채로운 작품들은 컬러풀한 표구와 벽면에 힘입어 더욱 돋보인다. 재밌는 점은 갤러리의 건물이 과거 목욕탕으로 쓰였다는 것. 이세영 대표는 탁월한 감각으로 욕탕의 구조를 재해석하고, 공간에 색을 불어넣어 트렌디한 전시장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연히 그 중심은 ‘민화’다. 액자 프레임에 따라 그림이 달리 보이듯 민화를 색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면면을 세심히 디자인했다.

작은 날갯짓이 뜻깊은 태풍 일으키길

갤러리 입구에 내걸린 ‘조선민화’ 로고는 이세영 대표가 특히나 공들여 디자인했다. 획이 굵으면서도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한글폰트는 민문화民文化의 선각자 조자용 선생의 저서 타이틀에 적용된 타이포그래피에서 따왔으며 그 위에 덧씌운 문양은 영기문이다. 언젠가 고미술상가에서 장롱에 붙여진 백수백복도 부적을 보고선 그 기발함에 “놀라 자빠질 뻔”했는데 그 부적에 그려진 영기문인 것. 이를테면 갤러리 조선민화 로고 자체가 부적인 셈이다. 이세영 대표는 부적에 담아낸 염원과 자신이 운영 중인 디자인회사 ‘나비’의 이름을 빌어 갤러리 조선민화의 날갯짓이 민화계에 뜻깊은 태풍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대 민화계는 크게 전통과 창작으로 나뉘었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그 폭을 훨씬 넓힐 수 있어요. 갤러리 조선민화를 통해 민화의 범주를 확장하고 민화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갤러리 조선민화
서울 종로구 계동길 92
월요일 휴무
02-742-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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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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