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종교화의 전형 – 예수인물상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종교화의 전형
예수인물상

민화는 우리 생활 주변 및 현실의 모든 물상들을 제한 없이 채택해 화재로 삼았다.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머릿속으로 상상한 모든 내용을 비롯해 전설과 설화 등 다양한 소재들을 그렸다. 또 도교나 불교, 유교 등의 종교적 소재부터, 무속과 같은 민간신앙을 내용으로 하는 민화 등 모든 소재들을 폭넓게 사용해 왔다.
좀 더 세밀하게 분류하면 그중에서도 종교적인 배경의 민화가 압도적으로 많다. 불로장생도나 신선도를 소재로 한 도교 계통, 탱화나 고승의 초상, 심우도 등을 그린 불교 계통, 행실도, 효자도 등을 그린 유교 계통, 산수화, 동식물화, 정물화나 풍속화 등을 그린 장식용 계통의 민화 등이 있다. 특히 도교 계통 민화 중에는 신위를 소재로 한 민화들, 무속신이나 역대 왕 및 장군을 그린 그림들이 많다. 예컨대 태조를 비롯해 공민왕, 최영, 임경업 더 나아가 중국의 관우를 그린 그림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듯 민화의 발달 과정과 내용 및 소재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이발소그림에도 이렇게 종교적인 배경을 가진 그림들이 많이 제작되어 배포되었다. 여기 소개하는 예수인물상도 민화에서 발견되는 관우상이나 고승을 그린 그림같이 특정한 종교적 배경을 떠나 벽사와 인생의 길흉화복을 좌우하는 신성한 존재로 생각하고 제작했다.
이 그림을 보면 흰 페인트로 ‘제일양장점’이라는 글씨가 하단에 쓰여 있다. 누군가가 이 그림을 구입해 제일양장점에 선물로 전하며 양장점의 성공과 번성을 기원한 것이다. 출처나 작가를 알 수 없는 프린트물 그림을 값싼 액자로 제작해 이렇게 선물로 주고받으며 가정이나 사회 곳곳의 안녕과 번성을 기원한 소박한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여야만 한다는 김영란법의 상한액 중 선물 비용을 증액해야 한다는 문제로 정치권과 사회가 시끌벅적한 요즘, 이렇듯 저렴하지만 의미 있는 선물로도 충분히 기쁨을 선사하고 오가는 정을 나눴음을 한 번쯤 상기해 봤으면 한다.

글 : 박암종(근현대디자인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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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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